월간 인사관리 긱 이코노미 확산과 HR의 효과적 대응 방안
페이지 정보

작성일 25-06-02 15:16 노출일자 25-06-02
본문
긱 이코노미(Gig Economy)는 2010년 초반부터 플랫폼 서비스의 성장에 기반하여 확대되면서 새로운 고용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2년 기준 미국의 긱 워커 수는 약 6,800만 명에 달하며, 2028년까지 미국 내 근로자의 50%가 훨씬 넘는 9,0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통계청 조사 기준, 국내 전체 취업자 2,600만 명 중 38%에 달하는 약 1천만 명이 긱 워커로 추정되고 있다.(그림 1참조)
긱 워커는 그 규모뿐만이 아니라 종사 영역에서도 확장 추세를 보였다. 초기에는 배달, 숙박, 차량 서비스 등의 단순노동을 중심으로 확대되었으나 근래에는 전략, 마케팅, 디자인, 개발, 세무, 법무 등 고 역량, 고 숙련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컨설팅, 이른 바 슈퍼 프리랜서의 영역으로 확장, 진화하고 있다. 최근 AI로 인한 업무 효율성과 영역의 확대, 플랫폼의 인재 매칭률 최적화, 긱 워커 간의 협업 등으로 그 시장의 영역과 규모의 확대는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또한 긱 이코노미 시장은 긱 워커에 대한 역량의 요구 수준에 따라 몇 가지의 다른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을 것이며, 각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직종과 업무의 내용, 인력 Pool, 시장의 생성 배경은 각각 상이하기에 하나로 묶어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이후부터 다뤄질 내용에 대해서도 이러한 영역의 구분을 염두에 두고 고민해 나아가길 바란다.(그림 2참조)
긱 이코노미의 확산 원인과 배경
사람-직업관의 변화
긱 이코노미가 이렇듯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나, 그중 하나는 '직장'에서 '직업'으로의 가치 전환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평생직장이 최고로 평가받던 시절이 있었다. 소위 철밥통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사용될 정도로 장기 고용, 안정성, 정년퇴직과 같은 것들은 직장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단연 첫 번째 주요 요소로 꼽혔다.
그런 이유로 과거 2010년을 전후한 시점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 공무원 열풍이 불며 채용 시장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로 넘쳐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평생직장은 더 이상 긍정의 의미로만 간주되지 않는다. 지금의 세대는 현재 직장에서 본인이 원하는 커리어 패스에 부합하는 경험의 누적과 역량의 향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면 언제든 조직을 떠날 채비를 갖추기 시작한다. 대기업에서 마저도 떠나는 동료를 바라보며 떠날 수 있는 자에 대한 부러움과 함께 어디도 가지 못하는 현실을 자신의 무능으로 치부하며 한탄하기도 한다.
이러한 직업 가치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인력 유동성의 확장, 나아가 경력 시장 및 긱 이코노미 시장의 확대로 고스란히 이어지게 되었다.

일-일의 구조와 방식의 변화
일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또한 긱 이코노미의 빠른 성장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조직 구조에서 구성원은 한 조직에 장기간 소속되어 맡은 업무를 지속, 순환하면서 일과 육성을 병행해 나아갔다. 하지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빠르게 변화해가는 시장 환경에서 고정된 업무보다는 프로젝트 기반의 조직 운영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 안에서 개개인은 기존의 업무 담당자로서가 아닌 직무 역량 혹은 스킬의 집합체로 인식되며 인력 운영 과정에 즉각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정해진 기간 안에 원하는 아웃풋이 명확한 프로젝트 기반의 조직 환경에서는 구성원이 원하는 수준의 역량에 도달하기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여력이 없기에 내부 자원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외부에서 대체 인력을 찾을 수밖에 없다. 다른 예이지만 신입, 공채 채용보다 당장의 조직 성과에 즉각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경력 중심의 수시 채용 선호 현상과 같은 것들도 이러한 조직 운영의 변화 과정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긱 이코노미가 확산되어가고 있는 데에는 업(業)에 대한 세대의 인식이나 일의 방식, 즉 사람과 일의 변화가 기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긱 이코노미의 확산 현상을 단순한 고용형태의 다양화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사람과 일의 전방위적 변화에 기인한 종합적 결과로 해석하고 이에 상응할 합리적인 변화 관리는 어떤 것일까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이 필요하다.

그림2 긱 워커의 진화과정 [자료: BCG Korea, Unlocking tre potential of Ire Gig Economy in Korea, 2022(1GM재구성)]
관리(Management) 방식의 변화
긱 워커들이 활용되는 업무들은 대체적으로 정해진 기간 안에 기대되는 아웃풋이 명확한 단기성 프로젝트 업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에 산출물 기반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과제의 목표와 아웃풋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정의를 기반으로 긱 워커에게 바라는 산출물과 기대효과에 대해 명확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하며 중간 과정 관리 또한 산출물 기반의 마일스톤(Milestone) 설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내부 자원과의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소통 및 협업 체계 구성과 같은 것들이 중요할 것이다. 외부 인력은 조직이 기존에 유지해온 일의 프로세스나 우선 순위에 대해 이해하는 바가 부족할 수 밖에 없기에 일 방식에 대한 긱 워커와 내부 인력간의 그라운드룰(Ground Rule) 설정과 같은 사전 약속은 과제의 성패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정규직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유연근무제가 대폭 확대되어가면서 사무 공간의 분리와 업무 시간의 비동기화는 이제 흔하디흔한 일상이 되었다.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일하는 것이 근무의 정석이었고 그나마 짜낼 수 있는 효율성의 극치라고 여겨졌던 종전의 인식은 깨어진지 오래이며, 눈에 보이는 관리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기존의 근태에 의한 매니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언제까지 어떤 결과물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가져올 것이냐에 대해 궁금해하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육성 관점의 변화
앞서 언급했던 긱 이코노미가 확대된 배경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그 원인 중 하나로 직장에서 직업으로의 가치 이동이 있었다. 그만큼 지금은 직장이라는 외재적 기반보다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자기 스스로를 존속시켜 나갈 수 있는 내적 기반, 더 정확히는 직무역량, 전문성과 같은 것들이 중요해졌음을 시사한다.
이에 조직 입장에서도 구성원들에게 기대해야 하는 바 또한 일을 통한 성장이어야 할 것이며, 회사에 대한 충성도(Loyalty) 기반의 근면 성실과 자기희생은 아니어야 할 것이다. 조직의 전략 과제를 구성원 육성의 기회로서 활용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그런 관점에서 긱 워커를 동반한 프로젝트 형태의 과제는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의 구성원 경험 확장 및 역량 향상의 기회로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과제의 성패를 외부 인력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거나 핵심 아이템을 할당하는 데 있어서는 역할분배 단계에서 한 번 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긱 워커 활용의 부정적 이면
긱 워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관점도 중요하지만 긱 워커를 활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부정적 이면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어떤 조직이나 마찬가지일 것이 외부 자원을 차용하기 전에 조직 내부 자원을 먼저 검토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업에서 인적 데이터의 부재로 적합한 인원을 찾지 못한다거나 과제의 시급성에 쫓겨 외부로 쉽게 눈길을 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외부의 인원을 단기적으로 차용하는 것은 새로운 관점의 제공이나 비용 효율화 등의 긍정적 요소도 있을 것이나 내부 인재 육성 혹은 프로젝트 이후의 변화관리와 같은 내재화 측면에서의 불리함 또한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때문에 긱 워커의 활용을 고민하기 전에 성과관리와 연계한 사전 인력 운영 계획과 조직이 보유한 인적 데이터의 관리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성과관리와 연계한 사전 인력 운영 계획
연초 조직이 수행해야 하는 과업이 반영되지 않은 현실성이 결여된 인력 운영 계획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계획은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말뿐인 계획으로 끝이 나는 경우가 많아 결국 과업이 목표한 시기에 도달해서야 급히 투입인력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이는 결국 약속된 일정에 쫓겨 내부 자원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외부 자원에게 의탁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약속된 인력 계획이다, 아니다를 놓고 인사팀과 주관 조직의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또 한 번 실기하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외부 자원을 조직이 원하는 기준과 수준에 맞춰 선별하고 원하는 시기에 배치시키기에 이미 늦은 상황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불안 요소들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자원의 확보, 배치 차원에서라도 실질적 성과관리와 연계한 사전 인력 계획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인적 데이터의 관리
과제에 적합한 직무와 스킬을 가진 인재를 내부에서 찾고자 한다면 데이터 관리 기반의 인적 자원 활용 체계부터 온전히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아마 수년간 관리해오지 못한 과거의 데이터를 복구해보는 일쯤은 인사 담당자라면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해 봤을 것이다. 또한 그 간의 관리 부재에 대한 반성과 함께 수십 년간 축적되지 못한 과거의 데이터를 재구성하고 향후의 프로세스를 재정립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인재의 역량이 곧 조직의 역량임을 감안한다면 조직이 추구하는 인적 자원의 가치, 기준을 기반으로 한 인적 데이터의 축적·관리·활용 관점의 프로세스, 제도의 고도화 등을 통한 내부 인재 육성 관점을 견지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HCG Consulting BU 이윤호 수석 컨설턴트(yhlee@e-hcg.com) 작성
- 다음글AI 시대의 역설 : 더욱 중요해지는 인간적인 리더십 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