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HR 시대 공포,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ER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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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3-21 10:34 노출일자 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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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아 HCG 부사장
생성형AI 시대가 열리며 HR(Human Resources) 업계에도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팬데믹과 더불어 클라우드와 AI의 결합은 이제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여세를 몰아 HR 영역에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필연적인 성장통이다. 특히 역사가 긴 HR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갑작스러운 'AI+HR' 변화는 업계의 혼란을 일으킨다는 말도 나온다.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포에 질릴 수 밖에 없는 난관의 연속인 셈이다.
백승아 휴먼컨설팅그룹(HCG) 부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AI+HR'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나 아직 공포에 질릴 순간은 아니며, 나름의 시간이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있기 때문이다. AI가 모든 것을 순식간에 바꿀 것처럼 보여도 변화의 장면은 시간차가 있다. 그 간극을 노려 입체적인 변화를 끌어내면 필연적인 성장통을 격감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HCG는 2001년 설립됐으며 인사조직 분야의 모든 영역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를 표방한다. e-HR 솔루션이라 불리는 인적자원관리 시스템 구축과 운영은 물론 급여 아웃소싱에 이르는 전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HR 전문기업이라는 평가다. HR솔루션은 서비스 부문에 따라 최근 5년간 연평균 20~6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고객사 규모 역시 900개사에 이른다.
백승아 부사장은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 후, 2002년 HCG에 인사조직 컨설턴트로 합류한 바 있다. 이후 컨설팅 비즈니스 리더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비즈니스 리더를 거쳐 현재 서비스 포트폴리오 전략과 R&D를 총괄하는 CPO(최고제품책임자)로 재직하고 있다.

AI 웨이브에 HR이 대응하는 법
AI가 HR에 어떤 충격파를 주고 있을까. 이 질문에 앞서 백승아 부사장은 한국 HR의 역사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24년간 한국 HR 업계를 관통한 HCG기에 가능한 소회다.
백 부사장은 "한국의 HR 분야의 변화는 매우 역동적인 변화를 겪어 왔다"면서 "시기별로 뚜렷한 트렌드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먼저 2000년대 초반이다. 백 부사장은 당시를 '글로벌 스탠다드’의 시대로 정의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은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감았으며 이에 따라 HR도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표준으로 도입하는 흐름이 있었다"면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움직임에 따라 HR이 단순한 행정 업무를 넘어 기업 경영에 기여하는 부서로 인식되기 시작한 시기"라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은 탤런트 매니지먼트가 급부상한 시기다. 백 부사장은 "당시 기업들은 성과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핵심 인재 육성, 리더십 개발, 조직역량 강화 등 다양한 HR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면서 "인재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며 HR 전용 솔루션이 등장하던 순간"이라 말했다.
HCG가 2006년 휴넬을 출시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어 2010년대 이후에는 직원 경험과 기업문화가 HR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백 부사장은 "혁신기업과 빅테크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기업 문화를 벤치마킹하는 흐름이 강해졌고, 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투자가 이루어졌다"면서 "유연근무제 확산, 워라밸(Work-Life Balance) 강화에 이어 MZ세대가 본격적으로 직장에 유입되며 기업들은 인재 확보와 유지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고 말했다.
2020년대는 어떨까. 디지털 전환과 AI의 시대다. 백 부사장은 "HR의 모든 영역에서 데이터 중심의 과학적 접근이 확대되고 있으며, HR 기술 생태계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 대부분의 기업에 DX(Digital Transformation) 또는 AX(AI Transformation) 조직이 생겼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IT 및 AI 자체에 방점을 두고 각 영역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을 짚었다.
HR도 마찬가지다. 그는 "HR도 제도설계와 운영은 HR의 역할이고, 기술과 도구는 IT의 역할이라는 기존의 구분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며 "AI는 HR의 특정 과업을 자동화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인재 데이터 분석, 사용자 경험 관리 등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HR에 있어 AI 기술의 도입은 필연적이며, 이 과정에서 서로의 주도권을 어디에 둘 것인지도 모호할 정도의 간섭과 연결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HR의 패러다임이 진화의 나선에 올라타는 순간이다.
물론 민감한 인간사의 흐름을 다뤄야 하는 HR에 AI를 당장 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인식도 있다. 백 부사장도 "HR은 본질적으로 사람에 관한 영역이고, 잘못된 정보나 추론은 개인과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적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의 편향성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증폭할 가능성이 있는 채용 및 평가와 같은 민감한 영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 있으며, 실제로는 단순한 규칙 기반 시스템에 불과한 제품을 AI 기반이라고 포장하거나 기본적인 통계 분석 또는 키워드 매칭 기술에 AI 라벨을 달아벌이는 AI 워싱(Washing)도 문제다.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LLM이나 HR적합도가 검증되지 않은 언어모델의 API를 백엔드로 사용하면서, 마치 특별한 HR인사이트가 있는 실시간 요약이나 컨텐츠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다.
그럼에도 AI가 필요하다. 백 부사장은 "AI는 사람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근태 및 휴가관리, 신입사원 온보딩 절차, 입퇴사 관련 행정 처리, 복리후생 신청 및 기록 관리 등과 같이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행정 업무(HR Transaction업무)는 AI가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며 직원 만족도 조사, 리더십 및 조직 문화 진단처럼 감성지능처럼 섬세한 문제 해결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AI를 활용한 초기 대응, 기본 분석, 개인화된 피드백 및 커뮤니케이션 추천 기능이 역시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물론 최종 의사결정 권한은 HR 전문가가 내리면서 AI의 분석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AI와 HR이 가진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HR 업계에서는 AI 도입을 주저하거나 공포를 느끼는 이들도 많다. 그 공포의 계곡을 어떻게 넘어야 할까.
백 부사장은 AI 웨이브가 닥쳐오고 있으나 아직은 시간차로 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는 주장을 꺼냈다. 지금의 공포는 말 그대로 과정일 뿐이며, 학습의 시간은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는 "(AI가 HR에 큰 변화를 끌어내고 있으나)아직은 실험적 단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기업들과 HR 담당자들이 AI로 인해 실제 겪고 있는 현실은 오히려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에 가깝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뒤처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존재한다"면서 "이해한다. 그러나 기술적 가능성과 실무에서의 가치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하며 현재는 모든 HR 전문가들이 시행착오와 학습을 거쳐 AI가 HR에서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HCG의 길은?
HR의 디지털 전환은 시대의 대세다.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구성원들이 느끼는 경험적 효용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현재는 AI를 통한 자동화와 예측, 개인화에 이르는 지능형 HR로의 전환이 시도되는 시점이다.
HCG는 이를 선도하며 꾸준히 기초체력을 키워온 곳이다.
백 부사장은 "대기업 그룹사와 대규모 금융, 공공부문과 같이 복잡한 인사 체계를 가진 기업에는 맞춤형 구축이 가능한 휴넬(hunel)을, 중견 및 강소기업에는 표준화된 프로세스와 유연성을 균형 있게 갖춘 제이드(JaDE)를 제공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는 최신 기술을 접목한 탈렌엑스(talenx)를 제공하는 중"이라며 "HR 시스템의 본질적 가치를 고려한 철학을 바탕으로 올인원 솔루션을 지향하며 우리의 솔루션은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특징"이라 말했다.
AI 시대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HR SaaS 플랫폼 '탈렌엑스'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백 부사장은 "최근 AI 기반 피드백 감정 분석 기능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면서 "HCG의 AI 솔루션은 텍스트 피드백을 자동으로 분석해 긍정, 부정, 중립으로 분류하고, 결과를 워드 클라우드 형태로 시각화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일반적인 감정 분석 모델과 달리 HR 피드백에 특화된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매우 높은 정확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백 부사장은 나아가 "HCG는 무엇보다 HR 전문 기업"이라며 "우리의 그 정체성이 ‘AI-Powered HR’을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차별점이며, HCG는 HR 컨설팅을 수행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과 경험과 HR Tech 서비스를 개발•운영해 온 노하우, 그리고 AI와 HR의 결합이 어떤 영역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현재 고객의 HR 문제 해결에 특화된 AI 에이전트 (AI Agent)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HCG는 2025년 3월 조직 내 AI 전문성, 리소스 및 거버넌스를 중앙화한 조직인 기업부설연구소인 AI x HR R&D Center도 개설해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포함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AI가 HR의 실제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본질적인 가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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